컴 없이 보낸 『1박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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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울리는 자명종 소리에 일어나 기도실에 들어가 수행삼매경에 들어갔다. 5가 지났을까.. 갑자기 소나기가 내린다. 기도실에서 듣는 새벽 소나기 소리는 웬지 감미롭게 들리고 푸근한 평화를 느끼게 한다. 『옳거니~ 뒤 텃밭의 고추며 호박이며 밥밑콩들이 비를 흠뻑 맞고 틈실한 열매를 맺겠지...』 그 미운 모기를 물려가며 물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나는 작은 행복에 젖어들었다. 명상 속에서 비를 맞으며 즐거워하는 녀석들의 음성이 들린다. 「아그들아, 즐거워하거라.」 행복이 별건가...지금 나는 행복하다...
6시가 지나 비가 그치고 나는 비를 흠뻑 맞은 아그들이 보고 싶어 뒤 텃밭으로 갔다. 역시 생기 넘치는 아그들이 나를 기쁘게 한다. 나는 적당히 큰 애호박 하나를 따서 손에 들고 유쾌한 심정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돌아오는데 성전 앞 벤치위에 눈에 익은 가방이 눈에 들어온다. ‘어! 저 가방이 왜 여기 있지?’ 다가가보니 나의 절친한 파트너 노트북 가방이다. 어젯밤 예배 후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수박을 파먹고 수다를 떨다 가방을 거기 두고 나 혼자 들어가 잠들었나보다. 가방을 잠그지 않아 열린체로 고스란히 소나기를 다 맞았다.
『이를 어쩌나! 이런 바보! 멍청이!』즐거웠던 작은 행복은 산산이 날아가고 魂飛魄散(혼은 날아가고 백은 흩어진다)이다. 공연히 안에다 대고 소리친다. 『여보~! 왜 내 컴 가방을 밖에 두었엉!!』 돌아 오는건 허망한 책망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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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이 없으니 갑자기 할 일이 없다. 아니, 예전에 컴이 없던 때는 어떻게 일했는데 내가 이러지? 내가 현대화 된 건가? 갑자기 엘리트가 된 건가? 아님 바보가 된 것인가? 컴없는 1박2일을 어떻게 보내지? 나는 바보가 된 것이 틀림없다.
이를 어쩌나... 일전에 구입해서 읽지 않고 꽂아둔 책을 뽑아들고 읽기 시작했다. 책상위에 노트북이 놓이면서 독서량이 급감했음이 갑자기 느껴 진다. 책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옳거니, 책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데모를 했나보다...’
결코 얇지 않은 책 한 권을 1박2일에 걸쳐 내리 읽어가면서 나는 오fot만에 독서삼매경의 悅 속에 빠져 들었다. 그런데 ‘수리가 끝났으니 찾아가라(250,000원 들고와서)’는 전화 한통이 나의 독서悅을 앗아가 버린다.
데스크위의 노트북 앞에서 나는 다시 바보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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