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숙자(地下鐵 宿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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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을 훌쩍 넘긴 우공이 노란 벙거지 쓰고 노방전도에 나섰다. 봄 칼바람을 맞으며 종로를 누비는 나는 누구인가?
외면하고 비웃는 저들은 누가인가? 사탄, 하나님, 善, 惡, 종교, 신앙,....
지하철을 탔다. 상당히 붐비는 객차 안에 웬일인지 한 귀퉁이엔 사람들이 없다. 이게 웬 횡재인가? 비비고 들어가보니 천하의 자유인 한 사람이 대단히 낡고 세탁이라곤 해본적 없을 것 같은 넝마를 걸치고 경로석 3자리를 전세내어 깊은 잠에 빠저있다. 냄새가 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사람들은 임금님 곁을 두려워 하듯 주변 2미터 이내엔 얼씬도 안하다. 헝크러진 머리에 땟국
흐르는 얼굴에 헤진 운동화를 가지런히 벗어놓고 잠든 모습이 황제가 안 부럽다. 그에겐 善도 惡도 하나님도 사탄도 상관없어보인다. 그에겐 이데아의 고향도 없고 천일국의 미래도 상관없다. 오직 단 잠을 즐기는 지금이 있을뿐이다.
우공은 문득 저 사람이 나고 내가 저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시대를 사는 그와 나는 동창생이다. 우공에겐 없는 무한의 자유가 그에겐 있다. 부럽다. 나도 마즌편 경로석 3자리에 길게 눕고싶다. 그리고 적당히 냄새 풍기며 늘어지게 자고 싶다.
저 지하철숙자에게 실적없다고 내리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의 인생에 정년은 없다. 심지어 묻힐 곳에대한 염려도 없다.
상념에 젖어있는 우공의 귀에 용산역이라는 멘트가 들린다. 내려야 한다. 천하 자유인 지하철숙자여 잘 주무시게, 그리고 그 자리 아무에게도 양보하지 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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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숙님의 댓글
목사님 글속에 우리의 심금도 울리고 그 심정이 전해지기도 하니 마음이
아프지만 어쩌겠습니까?
하나님이 목사님을 택하신걸.....지하철 숙자는 3 자리 차지하고 자유롭게
잠을 자도 눈뜨면 자유는 없습니다. 배고픈 고통만 있을뿐이고....
목사님은 하늘이 택하신 아들이니 아들의 몴을 하시고 계십니다.
지하철 거지는 그저 지나가는 과객일뿐이지...유산 상속도 없슴니다.
힘내세요...
목사님은 참부모님 대신이니 어쩌랴....아무튼 존경합니다.
박순철님의 댓글
그러니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말인지, 모르고 했더라도 죽임을 당한 자가
메시아라는 사실을 직시하라고 외치는 것인지, 신학을 공부하지 않은 본인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공께서 지하철 숙자를 빗대어 하시는 말씀으로는 책임을 묻지 말자는 것으로
해석이 됩니다. 그렇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 한강에 배 떠난 자리....
따져 본들 무어 하겠습니까 ??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과거의 모든 죄악을 용서하고 "묻지마 청산"을 하므로 해서
오히려 스스로가 해방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지하철 숙자들이 누리는 무한의 자유"는 "책임을 내포한 자유"가 아니므로,
모쪼록 약간만 누리시고, 제 자리로 돌아오시길.... 만일 빨리 돌아오지 않으시면,
왕회장님과 항삼형님에게 꾸중을 당하시고, 혹 벌금으로 아차산 산행때 점심을 사셔야 하실지.....
정해관님의 댓글
우리들은 이순을 넘었니, 고희가 가깝니 하지만,
영원히 성장하고 발전해야할 우리 統家는 아직 成長痛을 겪어야 하고,
여기 몸이나마 편안히 있는 우리들을 대표하여 공직자님들께서 그 성장통을 앑고 계시지 않나 해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무한한 자유가 있는 그들이 부럽다'하시면, 요즈음 미묘하게 '이곳이 公的인 聖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 이 표현도 제 주관입니다만) 눈을 살짝 흘기시지 않을까요?
물론 그런 상황 충분히 숙지하시고 '자유'를 절대가치로 아시는 존경하는 모악산 도사 목사님께서 자유롭게 표현하셨겠지만서도...불규칙한 날씨와 여의치 아니한 잠자리 환경에서 감기 들지 않기를 기원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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