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는 건강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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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대통령께서 이제는 못 일어나겠다는 소문이 뜨자 연세 세브란스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위로는 전 현직 대통령으로부터 평소 입만 열면 빨갱이 수장, 선동의 명수, 천문학적 비자금을 숨겨놓은 사람이라고 악담과 저주를 그렇게 퍼붓던 사람들까지 앞을 다투어 화해의 제스쳐를 보이고 지상 최대의 미사여구를 총동원해서 화해의 수사를 기자들 앞에서 늘어놓던 모습들을 신문은 연일 보도하기에 바빴다. 그리고 서거 이후는 신문에 그런 기사가 도배가 되다시피 하고 있다.
그렇게 화해하며 그렇게 존경할 것을 왜 그리 오랜 세월 애리한 비수가 번득이는 독설과 저주의 막말만 하며 갈등의 골만 깊게 하여 국민들을 편 갈라 놓고 즐겼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당당하게 화해의 몸짓을 할 량 이었다면 건강했을 때 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그러지 못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어찌 저 혼자만의 마음이겠는가.
의식이 가물가물 거릴 때 찾아가서 화해의 손을 내밀어 봤자 그 손을 잡지도 못할 사람에게 이제는 화해할 때가 되어서 찾아왔다고 하는 화해가 진정한 화해가 되겠는가?
1960년 4월 19일 부정선거 다시 하라는 학생들을 향해 총을 쏘아 세종로 바닥을 피로 물들여 놓았던 사람들이 그 시체를 한데 모아 수유리 산비탈에 묻어 놓고 얼마 후 거기 가서 민주의 영령들이여 편히 쉬시라 지난 날 다 용서하시고 영면하시라고 하는 그 화해를 어느 누가 진정한 화해라고 하겠는가?
1980년 5월 18일 광주 금남로를 피로 물들이기에 했던 장본인들이 어느 날 망월동 공동묘지에 가서 민주영령들이여! 이제는 편히 쉬시라 지난 날 어두운 시절에 있었던 사연일랑 잊어버리고 다 용서하시고 편히 쉬라고 한들 그게 어디 진정한 화해가 되겠는가?
못쓸 짓만 골라하다가 어느 날 죽음이 찾아 온 줄 알고 그때야 하느님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하며 하나님과 화해의 뜻을 밝히는 그 자리가 어찌 진정한 화해의 자리가 되겠는가.
어차피 해야 할 화해라면 건강할 때 해야 빛이 난다.
어차피 피해 갈 수 없는 화해의 인생길이라면 제 발로 걸어 다닐 때 하는 화해가 진정성이 있는 것이다.
혹자는 그나마 다행이지 않느냐고도 할 것이다.
화해를 않는 것보다 더 낫지 않느냐는 말에 대해 부정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간에 너무 많은 상처와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잊어서는 안 된다.
화해가 늦어지면 늦어 질 수 록 심상은 어두워지고 사나워진다.
화해의 진정성이 상실될 때 위선의 인생이 된다.
화해를 건강할 때 하는 사람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멸시받는 사람이 아니라 존경받는 사람이 된다.
화해하지 못한 역사의 비극을 청산하고자 나선 자가 이 시대 천일국 백성이 아니던가.
한으로 얼룩지고 피맺힌 사연과 곡절로 점철된 역사를 화해의 역사로 바꿔나야 할 사명이 우리들의 사명이요 그것이 자랑스런 사명임을 알고 당당히 화해의 섭리사에 주역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금의 서거 정국에대한 소회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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