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의 원인물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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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으로 얼룩지는 ‘프리온’ 연구
광우병을 넘어 (상) 2008년 05월 22일(목)
광우병에 대한 좀더 정확한 사실과 정보를 전달하고자 사이언스타임즈는 ‘광우병을 넘어’를 기획했다. 학술적 관점에서 광우병과 관련된 이야기를 총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이를 통해 프리온과 분자생물학, 멘덴유전학, 다윈 진화론의 관계, 단백질과 핵산의 세계 등 좀더 전문적인 내용의 과학정보를 접할 수 있다. [편집자 註]
▲ 프리온 광우병을 넘어
생물학의 난제 중 하나였던 ‘유전체 동등성(genomic equivalence : 서로 확연히 다른 세포임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유전체를 가졌다는 딜레마)’을 해결하려던 ‘복제실험(정확히 말하자면 reproductive cloning)’이 결국은 인간복제와 결부되며 낙인찍혔듯이, 생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프리온(prion)의 연구도 광우병으로 얼룩지고 있다. 물론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광우병의 인간전염성 문제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프리온’이라는 전대미문의 입자에 관한 연구를 퇴색시키지는 않는다.
분자생물학의 도그마를 넘어서는 ‘프리온’
광우병은 그 발견부터 분자생물학의 중심도그마를 위협하며 등장했다. 1957년 DNA이중나선 구조의 발견자인 크릭에 의해 주창된 중심도그마는 정보의 이동은 핵산에서 단백질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로부터 유전되는 모든 정보는 DNA속에 담겨 있다는 결론이 뒤따르게 된다. 유전정보는 모두 핵산에 담겨 있고 단백질은 정보를 저장할 수 없다. 스스로 정보를 저장하고 자기 복제하는 기능은 DNA가 가진 특권이었다.
프리온은 자기 복제하는 단백질이다. 자기 복제하는 단백질이라는 개념이 분자생물학자들에게 받아들여지기까지는 매우 험난한 과정이 필요했다. 과학자들은 매우 혁명적인 개념에 끌리는 반면 또 불충분한 증거에 대해서는 매우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프리온은 DNA와는 다른 방식으로 스스로를 복제한다. DNA는 2차원적으로 배열된 시퀀스 상의 정보를 단백질의 도움으로 복제한다. 이는 책에 쓰인 글을 컴퓨터에 그대로 타이핑하는 과정에 유추될 수 있다. 책에 쓰인 글이 DNA 시퀀스이고 글을 타이핑하는 여러분이 단백질이다. 당연히 타이핑 된 글은 복제된 DNA가 된다.
프리온은 3차원적으로 입체화된 정보를 스스로 복제한다. 단백질의 3차원적 구조가 프리온에 의해 정보화되어 있는 것이다. 이를 쉽게 설명하자면 매트릭스에서 스미스 요원을 연상하면 될 것이다. 프리온은 스미스 요원처럼 손에 닿는 사람들을 또 다른 스미스 요원으로 변형시킨다. 하지만 프리온은 스미스 요원보다 더 제한된 조건을 가진다. 자신과 같은 아미노산 서열을 가진, 하지만 입체구조가 다른 프리온만을 변형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스미스 요원이 자신과 아주 닮은 사람만을 스미스 요원으로 만들 수 있다는 말과 같다. 분자생물학의 도그마를 부숴버린 프리온의 존재는 이에 그치지 않고 생물학 전체를 뒤흔들 가설과 발견으로 이어진다.
멘델의 법칙을 따르지 않는 현상 … 배후에 ‘프리온’
멘델에 의해 발견된 유전법칙은 유전자라는 추상적인 개념과 함께 발전하다가 DNA가 유전물질이라는 발견과 함께 확고히 정립되었다. 그동안 추상적인 유전자라는 개념으로 설명되어오던 대부분의 현상이 멘델의 법칙과 DNA상의 시퀀스 정보에 의해 매우 잘 설명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멘델식 형질(Mendelian traits)이라고 부른다.
이에 비해 멘델식 유전학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 유전현상이 존재하며 이를 비멘델식 형질(non-Mendelian traits)이라고 부른다. 비멘델식 유전현상은 쉽게 말해 세포핵의 염색체에 존재하는 유전자에 의존하지 않고 유전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이 대부분 세포질 또는 세포질 중에 가정되는 유전단위의 행동으로 설명되기 때문에 이를 세포질유전(Cytoplasmic inheritance)이라고도 부른다. 우리가 잘 아는 미토콘드리아의 모계전달 현상이 바로 비멘델식 유전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미 1965년에 효모(yeast)를 이용한 유전학 실험에서는 멘델의 법칙을 따르지 않는 현상이 발견되었다. 40여 년간의 긴 논쟁 끝에 이러한 현상의 배후에 [PSI+]라는 프리온이 존재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PSI+]는 정상상태에서는 Sup35라는 정상적인 단백질의 기능을 갖지만 프리온으로 변화되면 정상적인 Sup35단백질을 [PSI+]로 변화시키며 유전된다. 미토콘드리아가 멘델식 유전법칙의 예외이긴 했지만 결국은 DNA에 의해 유전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효모에서 발견된 프리온의 단백질에 의한 비멘델식 유전은 매우 획기적인 발견이었다. 그리고 파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 광우병 감염 소 뇌 조직 내에 변형 프리온 검사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린드퀴스 교수 “개체의 환경적응력 높여주는 프리온”
2000년 화이트헤드 연구소의 린드퀴스트(Susan Lindquist) 교수는 효모의 [PSI+] 형질이 효모의 생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논문을 발표한다. 150가지의 서로 다른 성장조건에서 프리온을 가진 효모는 약 25%의 조건에서 적응도를 높이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프리온 단백질이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도를 높여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자연선택은 쓸모없는 것을 제거한다. 프리온 단백질은 그러한 자연선택에 의해 제거되지 않았다. 린드퀴스트 교수는 프리온이 표현형적 가소성과 진화력(evolvability)를 바꾸는 후생유전학적 스위치일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획기적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진화학에서는 환경의 변화에 따른 유전형의 변화를 하나의 산 정상에서 다른 산의 정상으로 가는 여행에 비유한다. 서얼 라이트(Sewell Wright)에 의해 제시된 이러한 유추는 초기 극단적인 다윈주의자들에 의한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화학에 정립된 이론 중 하나이다. 자연선택을 기초로 하는 진화론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개체가 이 산에서 저 산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돌연변이가 등장해야 하고, 이 중 다른 산으로 가기 위해 최적으로 판명된 돌연변이만이 선택되어 등반에 성공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린드퀴스트가 주장하는 것은 프리온이 이러한 과정을 쉽게 해준다는 것이다. 자연적으로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그것이 선택되는 지루한 과정을 좀 더 쉽게 해주는 것이 프리온의 기능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프리온은 개체의 진화력을 높여 개체가 좀 더 쉽게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이러한 점이 현재 진화학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화력’ 논쟁과 맞물려 생물학의 화두가 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프리온의 유전적 특징이 “획득형질이 유전된다”는 라마르크의 학설과 닮아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효모에서는 라마르크의 유령이 다시금 배회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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