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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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9월 30일 졸업날짜를 받아놓고 ‘곤론마루(崑崙丸)호를 타고 귀국함’이라고 고향집으로 전보를 쳤습니다. 그런데 귀국선을 타러가던 날, 내 발이 땅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배가 떠나는 시간은 부득부득 다가오는데 도무지 발을 뗄 수가 없어서 결국 곤론마루호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곤론마루 호를 타지 말라는 하늘의 뜻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든 나는 얼마간 일본에 머물기로하고 친구들과 후지산을 올랐습니다. 며칠 뒤 도쿄로 돌아와보니 세상이 발칵 뒤집혀있었습니다. 내가 타고 가려던 곤론마루호가 격침을 당해서 한국으로 돌아가던 대학생들이 5백명 넘게 죽었다는 겁니다. 곤론마루호는 당시 일본이 자랑하던 아주 큰 배였는데 미군 어뢰에 맞고 침몰해버린 것입니다.
아들이 타고 온다던 배가 침몰했다는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그 길로 신발도 신지 못하신 채 20리 길을 뛰어가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셨답니다. 부산에 도착해보니 승선자 명단에 아들 이름은 없는데 도쿄의 하숙집에서는 이미 짐을 싸서 떠났다는 연락을 받았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습니다. 발바닥에 굵은 가시가 박힌 것도 모른 채 넋이 나가 내 이름만 부르셨답니다. 행여 아들이 잘못 되었을까봐 애태우는 그 마음이 손에 잡힐 듯 그려집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에서
흥남감옥은 자연히 미군의 폭격목표가 되었습니다. 폭격이 시작되자 간수들은 죄수들을 그대로 버려둔 채 전부 방공호에 피신해 버렸습니다. 살든지 죽든지 상관치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루는 눈앞에 예수님이 나타나 눈물을 흘리고 가시는 모습을 보고 문득 예감이 이상하여 “모두들 내게서 12미터 이상 떨어지지 마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1톤 짜리 폭탄이 내게서 불과 12미터 거리에 떨어져 내 곁으로 피했던 죄수들만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 <위의 책> P.120
[蛇足] 참부모님이 아니계신데 가면 죽음이요, 참부모님 계신곳에 가면 참생명 입니다.
‘곤론마루 호를 타지 말라는 하늘의 뜻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든 나는 얼마간 일본에 머물기로하고 친구들과 후지산을 올랐습니다. 며칠 뒤 도쿄로 돌아와보니 세상이 발칵 뒤집혀있었습니다. 내가 타고 가려던 곤론마루호가 격침을 당해서 한국으로 돌아가던 대학생들이 5백명 넘게 죽었다는 겁니다. 곤론마루호는 당시 일본이 자랑하던 아주 큰 배였는데 미군 어뢰에 맞고 침몰해버린 것입니다.
아들이 타고 온다던 배가 침몰했다는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그 길로 신발도 신지 못하신 채 20리 길을 뛰어가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셨답니다. 부산에 도착해보니 승선자 명단에 아들 이름은 없는데 도쿄의 하숙집에서는 이미 짐을 싸서 떠났다는 연락을 받았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습니다. 발바닥에 굵은 가시가 박힌 것도 모른 채 넋이 나가 내 이름만 부르셨답니다. 행여 아들이 잘못 되었을까봐 애태우는 그 마음이 손에 잡힐 듯 그려집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으로>에서
흥남감옥은 자연히 미군의 폭격목표가 되었습니다. 폭격이 시작되자 간수들은 죄수들을 그대로 버려둔 채 전부 방공호에 피신해 버렸습니다. 살든지 죽든지 상관치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루는 눈앞에 예수님이 나타나 눈물을 흘리고 가시는 모습을 보고 문득 예감이 이상하여 “모두들 내게서 12미터 이상 떨어지지 마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1톤 짜리 폭탄이 내게서 불과 12미터 거리에 떨어져 내 곁으로 피했던 죄수들만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 <위의 책> P.120
[蛇足] 참부모님이 아니계신데 가면 죽음이요, 참부모님 계신곳에 가면 참생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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