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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세상, 우리가 理解해야 할 話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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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세상, 우리가 理解해야 할 話頭]

1. 유씨씨, 미네르바, 우리의 운명

육상효 인하대 교수 · 영화감독

이 칼럼의 제목인 유씨씨는 'User Created Contents', 즉 사용자가 직접 만드는 콘텐츠라는 뜻이다. 유씨씨 스토리 텔링의 핵심은 소박주의와 상호텍스트 성이다. 소박주의에서는 단순하고 서툰 것이 진실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효리가 아닌 어느 뚱뚱한 여학생이 남루한 옥탑방에서 이효리의 춤을 흉내내는 것이다.

상호텍스트 성은 일단 만들어진 작품이 수많은 사람에 의해서 다시 수정되고 보완되는 것을 말한다. 한 청년이 걸레 자루로 스타워스의 광선검 결투 장면을 흉내낸 유씨씨는 전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 의해 덧붙여지고 재창작되었다.

'집단 지성'시대로의 진화

유씨씨는 거대 미디어의 콘텐츠에도 거꾸로 영향을 주고 있다. 유씨씨를 흉내낸 광고는 이미 하나의 트렌드이다. 패밀리가 무한한 도전을 하러 1박2일을 보내는 내용의 TV 연예인 서바이벌 오락프로그램도 그 소박한 배경과 촬영의 방식에서 유씨씨의 미학과 교류한다. 뚱뚱한 여중생은 이효리를 모방했지만 이효리는 다시 그 뚱뚱한 여중생을 모방하고 있다. 매체의 명칭이 그 표현의 형태나 결과가 아닌 제작의 과정으로 규정되는 것도 새로운 것이다.

소설은 작은 이야기이고, 회화는 그려진 그림, 영화는 그림을 비추는 것인데 반해 유씨씨는 사용자가 만드는 콘텐츠이다. 유씨씨로 상징되는 시대는 결과보다 과정의 시대이다. 창작자와 수용자의 경계가 없어지고,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도 없어진다. 거대 미디어보다 인터넷 상에 수도 없이 존재하는 개인 미디어들이 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질 수도 있는 시대이다. 경제전문가 크리스 앤더슨이 얘기하는, 무한한 생산자와 무한한 소비자가 웹상에서 교류하는 롱테일의 시대이고, 미래학자 피에르 레비가 얘기하는 집단 지성의 시대이기도 하다.

피에르 레비에 의하면 지금의 변화는 단지 변화가 아니다. 수억 년을 달려온 인류가 맞이한 진화의 또 다른 단계이다. 역사 이전에 친족과 혈연 동맹 중심의 인간은 이름으로 규정되었다. 신석기에 이르러 농경과 정착이 시작되면서 사는 곳, 즉 주소로 규정되기 시작했으면 16세기 상품의 공간이 열리면서 직업으로 규정되었다.

그리고 지금 21 세기에 인류학적 진화의 네 번째 단계인 '집단 지성의 공간" 으로 이행하는 것이다. 웹과 디지털 통신 기술로 무장한 인류는 이제 한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쌓이는 집단 지성으로 진화를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라면 자신들의 영속을 위해 인간이라는 개체를 끊임없이 진화시켜 온 이기적 유전자들은 이제 집단 지성이라는 또 하나의 진화를 완성시켜 지구라는 고독한 별에 찾아온 종(種)의 위기를 극복하려 한다고 말했을 것이다.

미네르바는 유씨씨였다. 학력과 배경은 그 자체로 소박주의였으며 그 스스로 짜깁기한 정보들이 사람들에 의해 재해석되고 보완된다는 의미에서 상호 텍스트적이었다. 그의 글이 몰고 온 반향은 개인 미디어가 어떻게 거대 미디어 못지않은 영향력을 갖게 되는지도 여실히 보여주었으며 창작자와 수용자,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어떻게 무너지는지도 보여주었다.

새로운 세기의 운명적 현상

혹은 그는 집단 지성이었다. 이름도 없는 익명의 공간에서 주소도 직업도 없이, 인류가 개발시켜온 이력서의 모든 항목들을 철저히 무시하며 사람들의 지지에 의해 권위를 키우고, 리플과 펌으로 덧붙여지고 재해석되던 집단 지성이라는 현상이었다. 그 현상을 만들었다는 사람이 구속됐다. 자신들이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 7명의, 말 그대로 '집단 지성'도 나타났다.

그들이 누군지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이 현상의 운명이다. 지구라는 고독한 별에서, 그 중에서도 대륙의 끝 어느 변두리에서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 몫의 진화, 그것의 운명인 것이다.

2. 미네르바 신드롬

인터넷 경제대통령이라고 불려온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가 검찰에 체포됐다. 2008년 12월 29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기획재정부가 주요 금융기관 등에 달러매수금지를 요청했다“고 주장하는 등 인터넷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다.

박찬종 변호인은 재판부에 미네르바 박대성씨에 대한 석방 요청을 했지만, 재판부는 “미네르바 박씨가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 글을 올린 사실이 인정된다.“며 “사안의 중대성과 박씨가 객관적인 통신사실 외에 다른 범죄구성요건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기각했다. 석방요청이 기각됨에 따라 검찰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박씨를 기소했다.

서울 중앙 지방 검찰청 홈페이지에는 비난 글이 쇄도했다. “박씨가 진짜 미네르바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다”며 ”박씨는 공적 정보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미네르바의 글로 손해를 본 사람이 얼마인지를 그것부터 계산해 밝혀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미네르바를 구속한 것이 아니라 보호하고 있는 것이라며, 계속 시간 끌면서 잠잠해질 때쯤 다른 범죄사실을 만들거나 억지를 부려서 처리하려는 것이라는 음모론도 등장했다.

인터넷 경제평론가 미네르바에게 법적 책임을 물림으로써 인터넷 언론 행위를 잠재우는 위축효과(chilling effect)가 나타났다. 인터넷에 글을 쓰던 사람들이 몸을 사리기 시작하면서 사라지기도 했다. 이번 사태가 단순히 인터넷 언론 잠재우기 차원을 넘어 향후 정부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과 감시기능 위축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때 정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미네르바는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증권사 근무경력과 함께 해외 명문대를 나와 해외체류경험이 있는 50대 남자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가 대한민국 재계의 유명인, 훌륭한 사회활동을 많이 하는 존경받는 기업인, 상위층 중에서도 상위에 속하는 0.1%의 극상위층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미네르바는 7명이라는 주장이 새로이 제기되었다. 08년 12월호에 미네르바의 원고를 실었던 <신동아>는 09년 2월호에서 자신들이 인터뷰한 미네르바 K씨와의 인터뷰를 다시 실었다. 미네르바 K씨는 "미네르바는 1명이 아니라 7명으로 이뤄진 그룹이다. 글은 내가 주로 썼다. 검찰이 미네르바로 지목해 구속한 박 씨는 우리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구속된 박대성씨는 잡지에 글을 기고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었다. K씨는 "2007년 12월 말부터 500건 가량의 글을 작성해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올렸“으며 자신이 주로 글을 썼지만 모든 글을 혼자 쓴 것은 아니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른 사람이 글을 쓰기도 했으며, 글을 쓴 동기는 "힘없고 배고픈 서민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싶어서“였다고 했다.

박씨는 “인터넷의 글은 모두 내가 쓴 것”이며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쓴 것은 아니고, 사람들이 환란시기에 경제적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소망에서 경제 지식을 동원해 의견을 말한 것”이라고 했었다.

만일 K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박 씨의 말은 거짓이 된다. 박 씨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일까? 다음 아고라 경제토론방은 미네르바라는 필명이 이중 삼중으로 등록이 가능한 것일까? 만일 박 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K씨는 누구일까? K씨는 경제논평의 원 저작자이고, 박 씨는 퍼뮤니케이션을 한 것일까? 만일 이들이 한팀이라면 둘다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경제대통령 미네르바 신화를 만들어보기 위해 보다 그럴듯한 사람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일 미네르바가 사람들이 기대할만한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면, 글로벌 금융위기에 인터넷에 무료로 500편의 경제논평을 올릴 만큼 한가로울 수 있었을까?

인터넷은 정보와 지식의 유통을 원활하게 해주었다. 일자리조차 구하기 어려운 전문대 졸업자라면 인터넷으로 원활하게 유통되는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경제논평을 올리는 일에 보다 적극적이고, 창조적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가 일자리를 창출하여 일거리를 주어야 할 실업자에게 인터넷에 글을 잘못 쓴 죄를 물어 사회로부터 격리시킨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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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조항삼님의 댓글

인터넷업계의 최대이슈 였던 UCC가 태풍으로 등장한 일은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UCC가 담고 있는 내용의
파장은 메가톤급이다.

변모하는 세태에 등장한 UCC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가히 폭팔적 이었다.
방송 쪽 역시 UCC가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하면서
장미빛 전망들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친해지지 못하는 이유도 따른다. 변화무쌍한 시국을
간파하며 두고 볼 일이다.

정해관님의 댓글

미네르바(Minerva)는 로마 신화의 여신이다. 그리스 신화의 아테나에 해당하며, 전쟁과 시, 의술, 지혜, 상업, 기술, 음악의 여신이다.

에트루시아
미네르바는 에트루시아 신화의 멘르바(Menrva)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멘르바는 아테나나 미네르바처럼 지혜, 전쟁, 예술, 학문, 상업의 여신이었다. 아테나와 마찬가지로 멘르바는 티니아(Tinia)의 머리에서 바로 태어났다.

로마 시대
로마인들은 3월 19일부터 3월 23일까지 미네르바를 기념하는 퀸쿠아트리아(Quinquatria) 축제를 열었다.
로마의 카피톨리노 언덕에는 유피테르·유노·미네르바의 세 신을 모시는 신전이 있었다.

◎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 무렵에야 날개를 펴기 시작한다.

이는 독일의 철학자 헤겔이 「법철학」의 서문에서 한 말이다.

미네르바는 그리스 지혜의 여신 아테나를 말한다. 그녀는 부엉이를 좋아하여 항상 부엉이를 데리고 다닌다고 한다.

이성적인 철학이나 진리에 대한 인식은 시대에 선행하기보다는 일이 다 끝날 무렵에야 알게 된다는 뜻이다. 무슨 일을 하다가 한참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됨을 뜻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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