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결혼식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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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저녁 마포 평화대사 정기 월례회의(매월 첫번 화요일)때
정진애(윤강로)형제 맏 따님의, 기다리던 예쁜 초대장을 기쁘게 받았다.
금년 마지막인가 했는데, 어제 후배가정으로부터 같으날(19일) 또 초대를 받았다.
그날 우리 부부는 홑몸들 이어야 할 것 같다.
주말 청평에서 안 사돈 어른(777가정) 母女를 오랜만에 반갑게 만났다.
두 가정의 맏 따님과, 맏 아드님의 축복을 眞心으로 축하 드립니다.
이제 형제들께 이 기쁜소식을 전하려 했더니 벌써.....
그냥 홈에서 나가려다 어느 결혼식장에 있었던 사연!
눈물을 적시며 읽었던 글이 생각나서 옮겨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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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찡한 이야기
10년 전 나의 결혼식이 있던 날이었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 형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럴리가 없는데,
정말 그럴리가 없는데...
식장 로비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형주를 찾았다.
형주는 끝끝내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 때, 형주 아내가 토막 숨을 몰아쉬며
예식장 계단을 허위적 허위적 올라왔다.
철환씨! 어쩌죠? 고속도로가 너무 막혔어요.
예식이 다 끝나버렸네...
왜 뛰어왔어요? 아기도 등에 업었으면서...
이마에 땀 좀 봐요.
초라한 차림으로 숨을 몰아쉬는 친구의 아내가 너무 안쓰러웠다.
석민이 아빠는 오늘 못 왔어요, 죄송해요.
친구 아내는 말도 맺기 전에 눈물부터 글썽였다.
엄마의 낡은 외투를 덮고
등 뒤의 아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친구가 보내온 편지를 읽었다.
철환아! 형주다.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용서 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석민이가 오늘 밤 분유를 굶어야한다.
철환이 너와 함께 할 수 없어 내 마음 많이 아프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 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13,000 원이다.
하지만 슬프진 않다.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너와 함께 읽으며 눈물 흘렸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기에 나는 슬프지 않았다.
아지랑이 몽기몽기 피어오르던 날
흙속을 뚫고 나오는 푸른 새싹을 바라보며
너와 함께 희망을 노래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나는 외롭지 않았다.
사자바람 부는 거리에 서서
이원수 선생님의 <민들레의 노래>를 읽을 수 있으니
나는 부끄럽지도 않았다.
밥을 끓여먹기 위해
거리에 나 앉은 사람들이, 나 말고도 수천 수만이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철환이 장가 간다. “철환이 장가 간다~” 너무 기쁘다!
어제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의 오스스한 별을 보았다.
개 밥그릇에 떠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내 가슴을 파고 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 들려 보낸다.
지난 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 가서 먹어라.
철환아! 오늘은 너의 날이다.
마음껏 마음껏 빛나 거라.
친구여!....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 해 다오!
하지만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다.
해남에서 형주가.....
편지와 함께 들어있던 축의금 만 삼천원,
만 원짜리 한 장과 천원짜리 세장...
형주가 거리에 서서
한 겨울 추위와 바꾼 돈이다.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냈다.
형주 이 놈, 왜 사과를 보냈대요? 장사는 뭐로 하려고....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 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새 신랑이 눈물 흘리면 안 되는데.....
다 떨어진 구두를 신고 있는 친구의 아내가 마음 아파 할 텐데.....
이를 사려 물었다.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 형주가 마음 아파할까봐.
엄마 등 뒤에 잠든 아가가 마음 아파 할까 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 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 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 버렸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 가운데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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