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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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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얼굴
소상호
소나기가속살이 보이도록 씻어낸다
그 얼굴이 눈에 부실 때
욕심의 커튼을 치고 싶다
이웃한 용심이 내면은 보지 않고
거들먹거리며
수확의 노신사가 되어가고 있다
지금은 생각을 길게 늘여보는 시간인 것이다
바늘로 찌르는 통찰력에 놀라고
풍요를 둘러멘 순수함에 눈을 떠
내면의 세계에 바람을 덮히는
소소한 둥근 자태다
가을은 인생을 반사하는거울처럼
아픔을 치유키 위하여 마중가는 것 같다
길가에 눈을 찌르는 가을 꽃은
쌩 얼굴을 하고 있다.
그것은 봄에 그토록 진한 화장으로
다듬어진 요염한 꽃들이
여름 내내 화장을 지워
쌩 얼굴로 만들어 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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