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역사8. 율령정치의 전개와 덴표문화

일본역사8. 율령정치의 전개와 덴표문화

1] 시대개관

다이호율령의 제정에 의해 율령국가가 확립되자, 710년 나라의 헤이조쿄(平城京)로 천도하였다. 천도 이후 국가기구의 정비와 유통경제를 장려 했다. 그러나 공민생활은 과중한 조세와 과역으로 곤궁해져 갔고, 여기에 천재지변과 질병의 유행으로 농촌경제를 어렵게 했다. 농촌에서는 반전농민의 이탈현상이 나타나, 율령제의 근본이념인 공지공민제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한편, 정치적으로는 후지와라씨(藤原氏)가 황실의 외척으로 권력의 전면에 등장한다. 그러나 정계에서는 권력을 둘러싼 암투와 음모가 반복되고, 전국을 휩쓴 유행병에 의해 사회불안이 증대하면서 일대 혼란에 빠진다. 이러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전국에 고쿠분지(國分寺)를 창건하여 불력으로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했다. 문화면에서는 신라와 당문화의 영향을 받아 나라시대의 덴표문화가 꽃피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문화활동이 국력의 소모와 사회불안, 거기에 동반하여 정치의 동요를 초래한 면도 있었다. 8세기 말에 헤이안 천도가 행해지고, 율령정치의 재건이 추진되었다.

2] 귀족정치의 전개와 동요

중앙집권체제의 확립에 동반하여, 8세기에 들어가면 상급관인으로서 귀족의 사회적. 경제적 기반은 더욱 안정되지만, 한편으로는 천황권력을 둘러싼 귀족층 내부의 대립도 격화되었다. 이러한 와중에서 후지와라씨는 황실과의 혼인관계를 맺어 외척으로서 권력을 행사 한다.

그러나 이것은 황권을 둘러싼 황족과 귀족 혹은 귀족 상호간의 대립과 항쟁을 격화시켜, 8세기 후반의 정국을 혼란에 빠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나가야왕의 변 후 후지와라씨의 전성시대가 되지만, 이 시기에 규슈에서 발생한 천연두가 전국을 엄습하여 후지와라씨 4형제는 차례로 사망하고, 많은 공경. 귀족 들도 죽음을 당하여 조정의 기능은 마비되었다. 사회적 혼란과 불안은 심각해졌다. 이러한 정세하에서 쇼무천황은 불교의 진호국가의 사상에 의해 불력으로 정치와 사회의 불안을 해소하고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려고 대불의 조영과 고쿠분지(國分寺) 건립을 추진하였다.

3] 덴표(天平)문화

중앙집권적인 국가체제가 정비 됨에 따라 국가의 부는 중앙에 집중하게 되고, 황족과 귀족들은 이러한 부를 배경으로 풍요롭고 화려한 생활을 즐겼다. 그 결과 나라시대에는 헤이조쿄를 중심으로 귀족문화가 발달했다. 그것은 호족과 지방 민중으로부터 보면 이국적인 세계였다. 이 시대의 문화를 쇼무(聖武)천황의 연호인 덴표(天平)를 따서 덴표문화라고 부른다.

이 시대의 문화는 동아시아 제국과의 활발한 교섭을 통하여 그 문화의 영향을 받아, 국제색이 풍부한 성격을 띄고 있다.

국가체제의 정비에 따라서 조정에서는 국사의 편찬에 착수하였다. 덴무천황 때에 시작한 국사편찬 사업은 나라시대에 들어가 712년 <고사기(古事記)>, 720년에 <일본서기>를 편찬하였다. <고사기>는 神代로부터 스이코 천황까지의 역사를 3권으로 정리한 것으로, 천황가에 의한 국토통치의 역사를 기술했다. <일본서기>는 도네리 친왕이 중심이 되어 편찬한 것으로, 중국사서의 체제를 모방하여 편년체로 기술하였는데, ‘제기’. ‘구사’를 중심으로 제씨의 기록류, 정부의 공적 기록, 백제계 사료 등 많은 자료를 모아 신대로부터 지토천황까지 30권으로 이루어 졌다. <일본서기>는 일본이라는 국의 역사를 율령국가가 공적으로 편찬한 최초의 정사이다. 그 특징은 천황통치의 유래와 신성성. 정당성을 주장하고, 주변 제국을 일본의 조공국 혹은 번국으로 보려는 대외의식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일본서기>가 선례가 되어, 이 후 10세기 초까지 국가사업으로서 역사서의 편찬이 이어져 <속일본기>. <일본후기>. <속일본후기>. <일본문덕천황실록>. <일본삼대실록> 등 이른바 6國史가 완성되었다.

덴표문화를 상징하는 것은 정창원 보물이다. 정창원이란 도다이지의 부속창고로서, 쇼무 천황의 사후 고묘 황후가 이 절에 헌납한 쇼무 천황의 유품을 중심으로 나라시대의 보물이 소장되어 있다. 그것은 동서문화의 보고라고 말해질 정도로 국제성이 풍부함을 나타내고 있다. 물건의 종류를 보면, 신라. 발해. 당의 것뿐 아니라 동로마. 이슬람. 인도. 동남아시아계의 물건도 소장되어 있다. 특히 서방세계의 물건은 중국의 당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신라 상인에 의해서 수입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