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리밭 언덕에 *
지금쯤 사방에
보리내음이 진동하던 그 시절
우린, 오디를 따먹고 더러는
덜익은 걸 먹고선 도래질을 하곤 했다.
충청도 산골에서.

그리고 앵두가 익고,
산딸기를 만날수 있는 때
오염 않된 열매들이
우리를 불렀지.

어머니는 저녁 솥을 2번 달구어야 했다.
먼저 보리쌀을 삶고,
그 다음 다시 밥을 짓는 그 때를 아시는지
비지땀을 훔치시던
내엄마 오늘 그리며

보리는 가난한 아이들의 훌륭한 간식거리
비 오는 날 당원을 넣고 볶아 먹고
미숫가루를 만들어 한 그릇 하고 나면
지금의 음료수 맛이 어찌 그 시원한 맛을 따르리요

보리밭 언덕에 종다리
하늘 높이 지지배배 거리면
아이들은 새알을 찾으러 풀숲을 헤매며
이내 하던 일을 잊어버리고

패랭이꽃을 따서 그 꽁지를 빨아먹던 그 때
상여집 근처에 이팝꽃이 피어
죽어 저승 가는이가 덜 외롭던 시절
저녁길엔 등줄기에 진땀 흘리며
걷던그길 ,모퉁이길

貧함과 富함이 차이가 없던 그 시절
......이젠, 그 보리밭이 드물다
개떡, 찌짐 나누어 먹던 人情이 더물다
충청도 청양 내 고향 소식
그리며 손짓 해본다.

그런데
오늘은 등뒤에서
누가 나를 불러 줄려남?
자운영 꽃잎따 반지 해끼고
신랑 색시 짝 이루던
그 시절 그 친구
지금은 어디에~~
고 종우